외국인을 처음 만나 대화할 때 한국인은 '예의범절'을 지킨다는 이유로 오히려 무례하다는 인상을 줄 때가 많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 사회는 나이, 지위, 학력에 따라 상하관계를 설정하고 존대어 체계를 통해 상대를 구분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문화 다양성이 확대되고, 이제는 예절의 기준이 국가와 민족을 넘어서 평등과 상호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따라가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필자 역시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때로는 너무 배려하려던 태도가 오히려 어색함이나 거리감을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그만큼 예의라는 것은 ‘지킨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느끼는가’가 핵심입니다. 특히 외국인과의 대화에서는 한국식 예절을 고집하기보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서 요구하는 ‘대등한 관계의 예절’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외국인과 대화할 때 한국인이 자주 하는 예절 실수와, 그것을 어떻게 바르게 고쳐나갈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예의범절의 본질: ‘상하’가 아닌 ‘존중’
‘예의범절’이라는 단어는 자칫 엄격한 위계질서를 연상시키기 쉽지만, 원래의 의미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뜻합니다. 특히 외국인과의 대화에서는 한국식의 경어 사용이나 격식을 따지는 태도보다는, 상대의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합니다.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서 무심코 나오는 높임말 강요, 지나친 자기소개 형식, 상대의 국적·배경을 과하게 묻는 행위는 오히려 비호감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예시:
“한국에서는 나이가 중요하니까, 몇 살이세요?”
→ 외국인에게는 무례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나이보다는 공통 관심사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당신을 높이 평가합니다”라는 말을 형식적으로 반복
→ 지나친 격식은 거리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2. 예의범절의 국제 기준: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기’
한국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하는 것이 예의로 통했지만, 대부분의 외국 문화에서는 반대입니다. 외국인과 대화할 때 눈을 피하는 행동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상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습니다. ‘정중함’과 ‘자신감’은 함께 가는 것이지, 굽실거리는 태도나 시선을 회피하는 자세는 예의 있는 태도가 아닙니다.
팁:
● 말할 때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고, 리액션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상대는 더 친근하게 느낍니다.
● 지나치게 수줍어하거나 고개를 자주 숙이면 ‘소극적’이거나 ‘비즈니스에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3. 예의범절의 언어적 실수: “영어를 못해서 미안해요”라는 말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만나면 대화 초반에 “영어를 잘 못해서 죄송해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흔히 통용되는 겸손의 표현이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위축된 인상이나 대화의 거리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의 핵심은 유창한 언어 능력이 아니라 상대와 소통하려는 의지와 태도입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완벽한 문법이나 발음보다는, 눈을 맞추며 성의 있게 대화하려는 자세를 더 높이 평가합니다. 따라서 굳이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기보다, 간단한 표현과 함께 적극적인 소통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에는 "파파고, 구글 번역기, 딥엘(DeepL)"과 같은 번역 앱이 일상 대화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앱들을 휴대폰에 설치해 두면 말이 막힐 때도 손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외국인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천 팁:
● 대화 시작 전에 “혹시 이해가 안 되면 번역 앱을 함께 사용해도 괜찮을까요?”라고 제안하면 상대도 편안함을 느낍니다.
● 앱 사용 시 너무 긴 문장보다는 간단한 문장으로 입력하고, 화면을 보여주며 함께 읽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 음성 번역 기능을 활용하면 실시간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소통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말을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마음을 진심으로 전하는 자세입니다.
4. 예의범절을 지키려다 생기는 거리감: 과도한 존댓말과 사과
한국인은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실례가 안 된다면’,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이런 과도한 사과와 존대는 오히려 ‘불필요하게 긴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영어 문화권에서는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이 더 신뢰를 줍니다.
예절 팁:
● 사과보다는 감사 표현을 우선하세요.
“I’m sorry”보다는 “Thank you for understanding”이 긍정적인 인상을 줍니다.
● 존댓말 대신 명확하고 친근한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5. 예의범절과 문화 다양성 이해: 상대 문화를 기준으로 존중하기
예의범절의 핵심은 ‘상대 문화의 기준’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자신의 문화를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종교, 성별, 정치적 배경에 대한 민감한 언급은 피하고, 대신 그들이 편하게 느끼는 대화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표현:
● “당신 나라는 왜 그런가요?” 같은 문화 비교 질문
→ 비판이나 평가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 상대의 외모, 국적, 억양 등을 언급
→ 본인은 친근함을 표현하려 해도, 차별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세계시민의 예의범절은 ‘공감’과 ‘수평적 태도’입니다
한국인의 예의범절은 아름다운 전통이지만, 글로벌 시대에는 그것을 그대로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문화에 적응하려는 자세’가 진정한 예의입니다. 필자도 과거 외국인 친구에게 예의 바르게 보이려다가 오히려 불편함을 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계기로, 지금은 격식보다는 진심을 담은 자연스러운 대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언어나 엄격한 격식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공감의 자세’입니다. 예의범절이란 결국, 다름 속에서 공통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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