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특히 직장, 계약, 서비스 제공 등에서 발생하는 갑을관계는 매우 흔한 구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관계에서 ‘갑’의 태도에만 초점을 맞추곤 하지만, 사실 ‘을’의 예의범절 역시 공동체 안에서 원만한 상호작용을 위해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을’이라는 위치는 결코 낮은 자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역할이 바뀔 수 있는 상대적 개념입니다. 그만큼 을의 입장에서도 스스로의 품격을 지키고,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의범절은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존중에서 출발합니다. 이 글에서는 흔히 간과되기 쉬운 ‘을’의 예의범절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고, 현명하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실천적인 지침을 소개하겠습니다. 예의범절은 인간관계의 최소한이자 최고의 무기입니다.
1. 예의범절의 본질: 관계의 수직이 아닌 상호 존중
예의범절은 단순히 상대를 높이거나 자신을 낮추는 기술이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예의범절은 관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사회적 장치입니다. 갑을관계는 법적·제도적으로 구분된 계약상 관계일 뿐, 인간적 우열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을’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해하거나 과도하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관계의 틀 안에서 자신이 지켜야 할 기본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 이행의 충실함, 약속 시간 준수, 업무에 대한 책임감 있는 피드백 등은 갑의 신뢰를 얻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의 태도와는 무관하게 스스로의 전문성과 품위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결국, 예의범절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윤리이기도 합니다.
2. 예의범절로서의 소통 방식: 침묵이 아닌 명확한 전달
‘을’의 입장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는 ‘무조건적인 수용’입니다. 예의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의견을 감추거나, 부당한 요구에도 침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관계를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예의범절은 무조건 참거나 복종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명확하고 단정한 표현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고, 상황을 조율하는 능력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갑의 요청이 일정상 무리일 경우에는 “죄송하지만 이 일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와 같은 문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반항이 아니라 정중한 의사 표현이며, 관계를 성숙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3. 예의범절이 만드는 신뢰의 구조: 작은 행동이 큰 이미지를 만든다
예의범절은 말보다 행동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을의 입장에서 자주 간과되는 부분은 작은 디테일에서 신뢰를 쌓는다는 사실입니다.
계약 전후 인사, 이메일 회신 속도, 문서 제출의 정확성, 회의 시 정중한 말투와 복장 등은 일견 사소해 보이지만, 상대가 을의 태도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을이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예의를 다할 때, 갑은 오히려 을을 신뢰하고 존중하게 됩니다. 예의범절은 신뢰를 구축하는 투자이며, 이는 결국 을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 이메일 회신 시 ‘잘 받았습니다’라는 한 줄 응답이라도 빠짐없이 보내는 것
● 회의 일정 전 최소 하루 전에 자료를 미리 전달하고 공유하는 태도
● 요청 사항에 대해 반드시 확인 후 ‘진행 여부’를 중간에 보고하는 습관
● 고객 또는 갑과의 대화 중 상대의 말에 경청하고, 중간에 끊지 않는 배려
이런 작고 반복되는 태도들이 모여, 결국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됩니다. 단순한 상하관계가 아닌, 협력과 존중의 관계로 전환될 수 있는 열쇠는 예의범절의 실천력에 달려 있습니다.
4. 예의범절의 한계와 오해: 갑의 무례를 방관하지 말 것
많은 사람들이 예의범절을 곧 ‘무조건 참기’로 오해하곤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예의범절은 자기 존중이 동반된 태도입니다.
갑이 부당한 언행을 하거나, 계약 외 요구를 강요할 경우, 이를 방관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침착하지만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때도 중요한 것은 감정을 억제하고 사실과 원칙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계약 범위 내에서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성심껏 돕겠습니다만, 이 요청은 계약 조건과 맞지 않아 협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을의 위치를 지키면서도 관계의 품격을 유지하는 예의범절입니다.
5. 예의범절을 실천하는 을의 자세: 상대를 높이기보다 나를 낮추지 않기
을의 입장에서 예의범절을 지킨다는 것은 결코 자존감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를 높이기보다 자신을 낮추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상대의 존중을 유도하게 됩니다.
공손함은 겉치레가 아닌 내면의 정직성과 연결됩니다. “네, 알겠습니다”라는 한 마디에도 책임감과 성의가 담겨 있다면, 상대는 그 자세를 신뢰하게 됩니다.
을이 스스로의 기준과 윤리를 지켜나갈 때, 그 관계는 갑을이 아니라 파트너십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예의범절은 을의 자존심이자 품격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저는 예전 프리랜서로 일할 때 늘 을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웃고, 무조건 ‘예’라고 말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정중하면서도 자기 생각을 분명히 전달하고, 일정이나 조건에 대해 성실하게 조율해나갈 때 신뢰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을’이라는 위치는 결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예의범절을 지켜나가는 태도는 어떤 위계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줍니다. 갑을관계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관계의 균형을 지켜가려는 여러분의 노력이 사회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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