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더 오래가는 건 마음으로의 존중‘예의범절’입니다
결혼 7년 차에 접어든 지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 때는 그렇게 자주 하던 “고마워”, “미안해”라는 말이 결혼 후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요. 나도 모르게 ‘가족이니까’, ‘말 안 해도 알겠지’라는 생각에 빠져 살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어느 날 남편이 제 커피잔을 말없이 싱크대에 옮겨놓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울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도 배려는 느껴졌고,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오래 함께한 사이라서 예의가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오래 함께하기 위해서야말로 예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요.
이 글에서는 20대의 풋풋한 신혼부터 80대 노부부의 깊은 동행까지, 나이와 시간이 흘러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부부 사이의 ‘예의 불문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당연함 속에서 무뎌지기 쉬운 ‘예의’의 가치를 되새겨 보며, 부부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20대 신혼부부 – ‘사랑’은 감정, ‘예의’는 태도입니다
20대 부부는 감정의 에너지가 크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기술은 아직 부족한 시기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언어’를 익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예의가 없으면 금세 관계에 균열이 생깁니다.
지켜야 할 예의 체크리스트
✔ 서로 이름 대신 존칭을 사용하는 존댓말 습관
✔ 사소한 일에도 고마움을 말로 표현하기
✔ 감정싸움 시에도 인격은 건드리지 않기
✔ 집안일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나누기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함을 이해해 주기
특히, 갈등 상황에서 “그게 뭐가 문제야?”라는 말보다 “그렇게 느꼈구나”라고 반응하는 태도는 부부 사이의 신뢰를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예의입니다.
2. 30~40대 부부 – 현실에 묻힌 감정, 예의로 다시 꺼내기
직장, 자녀, 양가 가족까지 책임질 것이 많은 이 시기에는 서로를 돌볼 여유가 사라지기 쉽습니다. 말보다 ‘역할’로만 존재하게 되는 시기지요. 이럴수록 감정을 다정하게 꺼내주는 예의 있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실제 사례: “나는 언제나 당신 편이야”
한 40대 부부는 둘째 출산 후 아내가 산후 우울증을 겪었을 때, 남편이 매일 아침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 하나로 그녀는 무너질 뻔한 마음을 붙잡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지요.
예의 있는 커뮤니케이션 예시
● 배우자가 실수했을 때 : “괜찮아, 누구나 실수해”
● 피곤해 보일 때 : “오늘 힘들었겠다, 조금 쉬어”
● 말다툼 후 : “그땐 내가 예민했어, 미안해”
심리학자 존 고트먼 박사에 따르면, 부부 갈등에서 ‘비난’ 대신 ‘공감’을 선택할 줄 아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이혼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춘다고 합니다. 결국 예의 있는 말은 감정 조절의 기술이자 사랑의 유지 장치입니다.
3. 50~60대 부부 – 말보다 ‘공간과 시선’이 말해주는 예의
이 시기에는 자녀가 독립하거나 퇴직 후의 삶이 시작되면서 다시 둘만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이 됩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서로의 존재가 너무 익숙해져 예의를 잃기 쉬워집니다.
50대~60대 실천해야 할 예절들
✔ 상대의 루틴을 침해하지 않기
✔ 혼잣말이라도 부정적인 말은 줄이기
✔ 사소한 부탁에도 “고마워”라는 반응 보이기
✔ 매일 한 끼는 마주 보고 식사하기
✔ 간단한 산책이나 외출도 함께 계획하기
이 시기의 예의는 ‘불편을 감수하는 배려’보다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따뜻한 시선’에 가깝습니다.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되, 언제든 손을 내밀 수 있는 준비가 된 상태, 그것이 중년 부부의 품격 있는 예의입니다.
4. 70~80대 노부부 – 침묵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품격
노년기 부부는 함께한 시간이 곧 역사입니다. 말을 줄이고, 몸이 불편해지고, 삶의 속도도 느려지지만, 그렇기에 ‘예의’는 더 큰 울림을 남깁니다.
고령 부부 심리 연구 인용
하버드대 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70대 이상 부부의 관계 만족도는 ‘감정적 교류’보다 ‘존재적 안정감’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즉,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지켜주는 감정적 울타리가 되는 것이죠.
노부부의 품격 있는 예의 표현
● 아침에 눈 떴을 때 : “잘 잤어?”라고 인사 건네기
● 약 챙기기 : 말없이 물 따라 건네기
● 추억 이야기 꺼낼 때 : 끝까지 들어주고 웃어주기
● 외출할 때 : 손잡아주기, 팔짱 끼기
이런 행동들은 더 이상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며, 예의라는 단어보다 더 깊은 사랑의 표현입니다.
상황별 예의 실천 Q&A
Q. 상대방이 내 말을 자주 끊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내 말도 들어줬으면 좋겠어”라고 부드럽게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Q. 오래 함께하다 보니 감사 표현이 어색해요. 꼭 해야 하나요?
→ 예, 특히 오래 함께한 사이일수록 ‘고마움’을 말로 표현하는 게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Q. 자주 싸우고 서로 지쳐 있어요. 뭘 먼저 해야 할까요?
→ 대화보다 먼저 ‘상대의 감정 상태를 알아채려는 태도’가 예의입니다. 그 위에 소통이 세워집니다.
익숙해질수록, 더 조심히 다뤄야 할 ‘관계의 온도’
한 사람과 오래 함께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말하지 못한 서운함도 있고, 수없이 지나간 오해도 있고, 무심코 지나친 수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를 지켜주는 단 하나의 끈은 ‘예의’입니다. 이 예의가 단절되지 않으면, 사랑은 언젠가 다시 피어납니다.
저는 남편이 제가 좋아하는 고구마칩을 하나 남겨둘 때마다, 그것이 말 없는 배려라는 걸 느낍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상대를 아끼는 마음이 전해지는 행동, 그것이 바로 ‘예의’이고, 사랑의 가장 현실적인 모습이라는 걸 배웁니다.
당신은 오늘 배우자에게 어떤 예의를 실천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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