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 이해하지 말고 그냥 느껴보세요

추상화, 이해하지 말고 그냥 느껴보세요. 추상미술은 감정과 무의식을 자극하는 강력한 예술입니다. 칸딘스키와 융의 이론을 통해 추상화의 깊이를 이해하고, 색과 형태가 인간의 내면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탐구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추상미술의 감상법과 그 심리적 효과를 소개합니다.

 

아주 오래전 처음 추상화를 접했을 때 저는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형태도 명확하지 않고 의미도 알 수 없는 그림을 바라보면서 '왜 이런 그림을 그릴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예술을 경험하면서, 추상미술은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내면 깊은 감정과 무의식을 건드리는 강력한 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추상미술이 인간의 무의식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바실리 칸딘스키와 칼 융의 이론을 중심으로 그 깊이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1. 추상미술과 무의식의 깊은 관계

1-1. 무의식과 예술의 상관성

심리학자 칼 융은 인간 정신을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었습니다. 무의식은 인간의 본성과 본능, 그리고 집단 무의식이라는 보편적 상징체계를 품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술은 이러한 무의식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특히 추상미술은 구체적인 재현을 거부하고, 색과 형태 자체로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에 무의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1-2. 칸딘스키의 예술 철학

추상미술의 선구자 바실리 칸딘스키는 저서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을 통해 색과 형태가 인간의 영혼을 울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예술이 외부 세계를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깊은 감정을 일깨워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칸딘스키는 색채와 형태가 음악처럼 사람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으며, 이는 융이 말한 집단 무의식과도 연결됩니다.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심리적 원형이 예술을 통해 발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추상미술이 무의식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

2-1. 색채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

추상화, 이해하지 말고 그냥 느껴보세요. 색은 인간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작용합니다. 칸딘스키는 빨간색은 에너지와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파란색은 평온함과 깊이를 상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란색은 희망과 활력을, 검정색은 종결이나 공허함을 연상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색채는 논리적 사고보다 먼저 감정에 호소하기 때문에, 관람자는 그림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색의 느낌을 통해 자연스럽게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2-2. 형태와 상징, 꿈과의 연결

융 심리학에서 상징은 무의식의 언어입니다. 추상미술 속 자유로운 선과 기하학적 패턴은 인간 내면 깊숙한 감정과 원형적 이미지를 자극합니다. 이는 꿈이 상징과 메타포를 통해 무의식을 드러내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관람자는 명확한 해석 없이도 그림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사하고, 무의식적 세계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3. 추상미술 감상의 심리적 효과

3-1. 무의식적 정화와 심리 치유

추상미술은 억압된 감정을 표출하고 심리적 정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술치료에서도 추상표현을 이용하여 개인의 내면을 자유롭게 드러내게 합니다. 이는 무의식에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풀려나오면서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돕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3-2. 창의성 자극과 내면 탐구

추상미술은 특정한 의미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관람자가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창의성을 자극하고 자신의 내면을 깊이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형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감정의 여백이 생기고, 이를 통해 관람자는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4.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추상미술 작품

추상미술은 감정과 심리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미술 시장에서도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빌럼 드 쿠닝 : 'Interchange'  2015년 약 3억 달러에 거래되며, 추상미술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마크 로스코 : 'No. 6 (Violet, Green and Red)'는 2014년에 약 1억 8600만 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잭슨 폴록 : 'Number 17A'는 2016년에 약 2억 달러에 거래되었습니다.

장 미셸 바스키아 : 'Untitled' 또한 2017년에 약 1억 1050만 달러에 낙찰되어 추상미술의 시장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이들 작품은 모두 구체적 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감정과 무의식을 자극하며, 그 힘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5. 추상미술, 어떻게 감상하고 이해할까

추상미술은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요? 명확한 형상이나 설명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상미술을 감상할 때는 그림이 '무엇을 그렸는지'를 따지기보다 '이 그림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색과 형태가 주는 첫인상,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반응에 집중해보는 것입니다. 때로는 불편함, 때로는 평화로움, 혹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감정이 올바른 감상이 될 수 있으며, 추상미술은 해석보다는 경험을 통해 이해하는 예술입니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끼려는 태도로 다가간다면 어느 순간 그림과 깊이 교감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상미술을 통한 내면 탐구와 정서적 치유

추상화, 이해하지 말고 그냥 느껴보세요. 처음에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던 추상미술이 어느 순간 내면을 들여다보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마음이 복잡할 때, 추상화를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색과 형태에 몰입하는 동안 감정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종종 했습니다.

추상미술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인간 내면의 깊은 세계를 탐색하는 창구가 됩니다.
색과 형태는 감정을 자극하고 무의식적 경험을 환기시키며, 심리적 정화와 창의성 증진에 기여합니다.
칸딘스키와 융의 이론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추상미술은 인간 정신의 심오한 차원과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에게 감정적 치유와 창의적 영감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추상미술 감상을 통해 여러분도 자신만의 내면 여행을 떠나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목: Композиция VII, 제작자: 칸딘스키 В.В., 제작연도: 1913